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꿈의 팝송
 작성자 : zeezeec 
 작성일 : 12/02/22 01:20 (2012/02/22 01:36) 
 카테고리 :  
 조회수 : 1201 
 저는 종종 잊어버리는 순간을 맞습니다

그런데 조금 특별한 것은
기억을 놓치는
그 특정한 순간이 되면

이상한 감정과 함께
카운트 다운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



하나



너무도 또렷이
머리 속, 맨 앞자리에서
이리저리 돌려보던
대상들이지만

불현듯
카운트 다운이 시작되면
예외없이 차례차례
저의 기억들은 사라지곤 합니다

하나를 셀 동안은
또렷한 형상은 뭉툭해 지고

둘을 셀 동안은
무슨 내용인지가 아련해 지고

셋을 셀 정도면
어떤 느낌의 기억인지 조차 막연해 지고 맙니다

그래서
저는 그 느낌이 밀려오면
조급해 집니다

기억을 놓치지 않으려
되새기고, 곱씹어 보아도

이 순간이 다가오면
예외는 없었습니다

그것은
꿈을 꾸는 과정 처럼

꿈에서 현실로 돌아오는
짧은 찰라

빨려들어가는 터널 속에서
꿈의 기억을 놓쳐 버리듯이

이 순간
그 기억은 존재조차 사라지고 맙니다

현실로 향하는 터널의 초입에서
무슨 내용인지는 동화처럼 허무맹랑해 지고

압력이 증가한 하수구로 배출되듯이
터널로 쓸려나가다 보면
꿈의 느낌, 향기조차 놓쳐버리게 됩니다



간혹 잊고 싶지 않은
꿈 속에서

나는 현실에 다달은 터널의 끝을 느끼며
이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
되내이고 되내이며 안간힘을
써보기도 합니다

또 다시 앗아가고 강탈되는 감정들 처럼

무력히 소거되는 기억들을
붙잡으며

때로는 눈을 뜨자마자
노트를 열고 허겁지겁
꿈을 적어 내려가 보기도 하지만

결국 말도 안되는
뒤죽박죽된 글들을 쓰고 있는
저를 깨닫고는
한 숨 짓게 됩니다

예외가 있기를 바라며
안간힘을 쓰느라
아침을 망치기도 합니다




내 의지와 무관한 것들이
새삼 많아지는 시절이지만

그러한 조력이
불행보다 행운으로
시간을 이끈다는 것을
요즘은 느낍니다

그리고 그것이 '원리'
일지 모른다고
요즘은 생각합니다
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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